중국이 자체 개발한 액침(이머전) DUV 노광장비 양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8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했고, 네덜란드 ASML 주가도 전날 밤 5%대 넘게 밀렸다.
작성: 김기자 | 참조: 뉴스핌·이데일리·한국거래소 공시 기준 (2026.07.28 조회) | 최종 업데이트:
코스피, 하루 만에 10% 증발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흔들렸다. 오전 9시 57분께 전일 대비 7.74% 떨어진 6233선까지 밀리더니, 장 막판 낙폭이 오히려 커졌다. 결국 종가 기준 10.84% 하락한 6023.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출처: 뉴스핌 마감시황 2026.07.28).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5조7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이를 받아냈지만 낙폭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8.07% 내린 23만3500원, SK하이닉스는 9.64% 내린 16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대장주 두 곳이 나란히 하루 만에 10%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발단은 중국의 '노광장비 국산화' 소식이었다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노광장비 시장은 그동안 네덜란드 ASML이 사실상 독점해 왔다. 그런데 27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중국이 자체 개발한 액침 DUV(심자외선) 노광장비 소량 양산에 들어갔다고 보도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장비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와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CXMT), 화훙반도체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생산량은 약 5대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20대 안팎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EUV 없이도 다중 패터닝 공정을 적용해 스마트폰·AI용 첨단 반도체를 계속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위량성·신카이라이, 정체는 화웨이발 컨소시엄
해당 장비 제조사는 단일 기업이 아니다. '위량성(宇量昇)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여러 중국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을 모은 국산화 컨소시엄에 가깝다. 위량성은 상하이시 국유자본과 반도체 장비업체 신카이라이(新凱來·SiCarrier)가 합작해 만든 회사다. 그런데 신카이라이를 들여다보면 화웨이가 나온다 - 상하이 증권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신카이라이는 화웨이 사내 연구소 출신 인력 1000여 명이 설립한 곳이라고 한다.
부품 대부분은 자국산, 다만 완전한 자립은 아니다
파운드리 선두 화웨이, 노광 기술 보유사인 상하이웨이뎬쯔(SMEE), 칭화대 등 학계까지 결합한 연합체의 결과물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새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구성됐음에도 일부 핵심 부품은 여전히 일본 업체에 의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완전한 탈(脫)수입 구조는 아니라는 얘기다.
ASML도 흔들렸다, 글로벌 장비주 동반 급락
중국의 국산 노광장비 소식에 정작 가장 먼저 반응한 건 ASML 주가였다. 27일 장중 한때 7% 넘게 밀렸다가 5.8% 하락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 6월 8일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한다. 반도체 장비 공급망에 걸쳐 있는 BE 세미컨덕터 인더스트리스가 약 10%, 소이텍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도 각각 5%, 3% 안팎 떨어지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가 이 여파를 그대로 받은 건 코스피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 시가총액만 코스피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라, ASML발 충격이 곧장 국내 반도체주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번진 셈이다.
그래도 격차는 크다, 성급한 공포는 이르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 ASML은 연간 130대가 넘는 액침 DUV를 출하하는 반면, 중국산 장비는 올해 5대 생산에 그친다. 기술 수준도 ASML이 2000년대 후반 선보인 초기 액침 DUV 정도로 평가된다. 정밀도·수율·신뢰성에서 여전히 수년 이상 격차가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는 단계적으로 강화돼 왔다.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네덜란드를 압박해 ASML의 EUV 수출을 전면 차단했고, 2023년 바이든 행정부는 7나노 칩 생산이 가능한 고성능 DUV까지 규제 대상에 넣었다. 최근 미 의회는 이미 중국에 들어간 기존 장비의 부품 공급·유지보수까지 막는 이른바 매치법안(MATCH Act)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적층 설계와 멀티 패터닝 고도화, 이번 DUV 국산화로 우회로를 계속 찾고 있다.
EUV 쪽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신카이라이 등이 시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고 칭화대는 입자가속기 기반 SSMB-EUV 기술을 별도로 연구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수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오늘의 폭락은 '당장의 위협'이라기보다 '중장기 변수의 등장'을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한 결과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국이 이번에 만든 건 EUV인가요?
A. 아니다. 이번에 양산에 들어간 건 한 단계 아래 기술인 액침 DUV다. EUV는 아직 시제품 개발 단계이며, 상용화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Q. 위량성·신카이라이는 어떤 회사인가요?
A. 단일 기업이 아니라 국산화 컨소시엄에 가깝다. 위량성은 상하이시 국유자본과 반도체 장비업체 신카이라이가 합작 설립했고, 신카이라이는 화웨이 출신 연구개발 인력 1000여 명이 세운 곳이다.
Q. 국내 반도체주, 지금 어떻게 봐야 하나요?
A. ASML의 독점적 지위가 당장 무너지는 상황은 아니다. 중국 장비는 올해 5대 수준에 그쳐 물량 면에서 비교가 안 되지만, 공급망 다변화 신호로는 중장기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공개된 언론 보도와 시장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투자 판단과 관련한 수치는 변동될 수 있으니 최신 공시와 시황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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